미래의 시작, AI 시대를 넘어 비상(飛上)하는 창조적 실천 지성
2026-02-25
2025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 총장 졸업식사
미래의 시작,AI 시대를 넘어 비상(飛上)하는 창조적 실천 지성
오늘 학위수여식에 참석하신 자랑스러운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의 뜻깊은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헌신적인 노력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축하와 응원의 마음을 보태기 위해 이 자리에 참석하신 가족과 친지, 동료와 선후배 여러분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여러분의 오늘은 대학 졸업이라는 끝과 사회인으로서의 출발이 맞물리는 ‘끝과 시작(비스와바 쉼보르스카)’이라는 의미에서 ‘영광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개인적 고립과 사회적 단절을 넘어 대학 생활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새로운 터전으로 비상(飛上)하는 여러분의 힘찬 여정을 따뜻한 마음으로 지지하고 격려합니다.
융합형 미래 인재로 거듭난 졸업생 여러분!
우리는 지금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격변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가 몰고 올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인류의 구원 혹은 몰락의 시작’이라는 양 갈래 갈림길 앞에 서 있다는 냉혹한 진단도 있습니다. 특히 초인공지능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기술적 특이점’ 역시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급속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재편과 고용 불안이 가중되는 등 미래 사회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내면의 동요와 불안 역시 확산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지난 4년 동안 대학 생활을 통해 자신과 세계를 통찰하는 비판적 사고력과 탁월한 분석력, 창의적인 문제 설정과 문제 해결 능력을 확보함으로써 우리 시대가 필요로 하는 융합형 미래 인재로 거듭났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인재상은 지식의 축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 역량을 기반으로 타인의 생각에 공감하며 서로에게 말하지 않는 부분까지도 알아채면서, 잘 모르는 분야와 영역에 도전함으로써 다가올 미래를 선제적으로 준비하는 실천 지성인이라고도 합니다. 여러분은 이미 경희의 안팎에서 교양과 전공의 양 날개를 겸비하면서 다양한 교과 활동과 비교과 프로그램을 통해 여러분의 미래 행보를 향한 기대 지평과 세계 인식 수준을 향상시켜 왔습니다. 그리하여 자연과 우주를 이해하고 통찰하는 통합적 인식 속에서 자신의 미래 좌표를 설정하고 더 나은 자신과 세계를 발명하면서 문명 전환 시대의 의미와 가치를 재발견하도록 안내받았을 것입니다. 가시적인 변화의 속도가 빠를수록 우리에게는 유무형의 본질적 변화와 흐름을 인식하는 통찰력과 혜안이 필요한 법입니다. 여러분이 우리 대학이 추구하는 ‘문화세계의 창조’와 ‘학문과 평화의 전통’을 유념한다면 이 세상 어느 자리에 가게 된다 하더라도 존엄한 인간으로서의 품위와 가치를 유지하며 지구적 실천인으로 웅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명 대전환을 위해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일 졸업생 여러분!
현재 생성형 인공지능은 뛰어난 데이터 집적 능력과 다양한 콘텐츠 생성 능력을 겸비하면서 지식과 정보를 집약하여 제시할 뿐만 아니라 새로운 텍스트 가공 능력에 이르기까지 비약적 발전 양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을 위한 협업 도구’로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미래 세계의 방향 설정과 더불어 인식과 실천의 모멘텀을 재구축하고 어떻게 변환시켜 나갈지를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우리 인간입니다. 인류의 재앙 같은 기후 위기와 각종 불평등, 전쟁과 폭력이 벌어지는 가운데 2026년인 지금 ‘지구 종말 시계’가 ‘자정 85초 전’으로 조정되어 역사상 가장 자정에 근접해 있다고 보도되고 있습니다. 저는 이처럼 문명 대전환이 필요한 위기의 시대일수록 우리가 ‘창의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면 ‘인류의 인간적인 의지’와 ‘집단 지성의 공유와 실천’을 통해 AI 시대의 거센 파고를 돌파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취적인 기상’으로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갈 졸업생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미래 문명의 선구자’라는 뿌리 깊은 자부심을 내면화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학교 설립자인 조영식 박사가 작사한 가곡 「목련화」에도 나오듯, “추운 겨울 헤치고 온 봄 길잡이 목련화는 새 시대의 선구자요 배달의 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난 4년 동안 우리 캠퍼스 곳곳에서 수시로 화사한 온기를 확인했던 ‘봄의 전령사 하얀 목련’처럼 ‘진취적인 기상’으로 전환의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세계시민이 되어 우리 대한민국을 더 나은 미래로 견인하는 창조적 실천 지성으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건설적인 협동’ 정신으로 지구촌을 누빌 졸업생 여러분!
AI 시대에도 인류는 인간적인 실패를 지속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것이 인류가 비판적 사고력의 신장과 문제 해결의 실천 활동을 통해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으로 살아남은 생존의 역설이기도 합니다. 무수히 많은 시행착오 속에서 더 나은 미래와 실존의 방향을 모색하면서 새로운 가치의 발견으로 더 나은 문명을 발명해 온 존재가 바로 호모사피엔스이기 때문입니다. 아직 인공지능 기술은 인류가 보유한 ‘인간적인 인간의 온기와 우정 어린 환대의 정신’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경이로운 경희인’은 ‘홀로 사피엔스(김신용 시인)’가 아니라 ‘함께 사유하고 실천하는 따뜻한 지구적 세계시민’이 되어 지구촌 곳곳을 누비리라고 확신합니다.
‘전일적인 세계시민’으로 거듭날 졸업생 여러분!
우리 경희는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온 77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습니다. ‘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경희의 창학 정신은 여러분이 꿈꾸는 미래의 가능성을 온전히 실현시킬 핵심적인 사상입니다. 이제 경희에서 갈고닦아 체화한 명철(明哲)한 인생철학과 탁월한 학문적 성과를 이어받아 사회와 세계로 뻗어 나가 경희가 추구해 온 ‘학문과 평화의 전통’을 계승해 나가길 바랍니다. 그리고 경희의 교훈인 ‘학원의 민주화, 사상의 민주화, 생활의 민주화’를 염두에 두면서 민주 시민으로서의 활동을 실천하는 지성인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될 AI 시대에도 ‘인간존재에 대한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인류의 영원한 화두입니다. 우리 대학은 2011년 후마니타스칼리지를 설립하면서 교양 교육을 혁신해 오고 있습니다. 후마니타스는 로마 철학자인 키케로가 “무엇이 인간을 인간이게 하는가”라며 ‘인간의 인간다움’을 의미하기 위해 사용한 말이지만, 경희는 “스스로를 발명하고 문명을 혁신하는 인간”으로 재정의하면서 새로운 인간형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자신을 발명하고 더 나은 인간과 세계를 만들기 위해 더 나은 문명을 모색하는 탁월한 개인이자 문명 전환을 혁신하는 지구적 실천인이 바로 우리 경희인입니다. 여러분이 이제 자신과 세계, 자연과 우주를 연결하는 관계론적 상상력으로 ‘관계의 전체’를 들여다볼 줄 아는 ‘전일적인 세계시민’이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흔들리면서도 자신만의 고유한 꽃을 피워 낼 졸업생 여러분!
여러분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성심성의껏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기대했던 결과가 좌절되거나 마무리가 실망스러워 심리적 방황과 괴로움을 경험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여러분이 도전과 응전을 통해 시련과 고난의 상처를 극복해 낸 ‘성취의 DNA’가 앞으로 더 나은 미래를 설계할 자양분이 되어 여러분의 내일을 흔들리지 않게 해 줄 ‘두터운 내공’이 될 것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서 피었나니
흔들리면서 줄기를 곧게 세웠나니
흔들리지 않고 가는 사랑이 어디 있으랴
젖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빛나는 꽃들도
다 젖으며 젖으며 피었나니
바람과 비에 젖으며 꽃잎 따뜻하게 피웠나니
젖지 않고 가는 삶이 어디 있으랴
이 시는 꽃이 ‘바람의 흔들림이라는 외풍(外風)’과 ‘비에 적셔지는 고난(苦難)’ 속에서도 ‘아름답게 빛나는 개화’를 이뤄 내는 자연현상을 의인화함으로써 인간 삶의 본질을 꿰뚫고 있습니다. 우리가 저마다의 인생에서 지금 경험하는 방황과 시련이 뒷날의 더 아름답고 풍성한 결실을 위한 전제 조건임을 강조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고난과 역경이 우리에게 흔들림을 주겠지만 더 나은 미래의 가능성을 실현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한다면 우리는 AI 시대를 넘어 비상(飛上)하는 창조적 세계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이제 항해가 시작되었습니다. 여러분은 경희를 넘어 더 넓은 세계를 향해 나아갑니다. 이제 더 매력적인 비상을 위해 더 높은 가능성을 품에 안고 더 멀리 나아가십시오. 여러분이 경희의 안팎에서 품었던 포부와 희망이 사회 현장 곳곳에서 가시화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2500명의 교직원과 3만 5000명의 재학생이 여러분의 찬란한 앞날을 응원합니다. 37만 명에 달하는 경희 동문이 여러분의 빛나는 내일을 지지하고 함께합니다.
앞으로 ‘경이로운 경희’의 품을 꼭 기억하길 바랍니다. 그리고 더 멋진 경희인이자 지구적 실천인으로 늘 성장하는 경희 동문이 되길 기대하겠습니다. 여러분의 졸업을 다시 한번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감사합니다.